76% 대주주도 자기 보수는 못 정한다
대법원이 임원 보수한도 결의에서 이사인 주주의 의결권은 제한된다고 처음 직접 밝혔다.
지분 24%를 가진 소수주주가 지분 76%의 대표이사 2인을 상대로 다툰 비상장회사 사건이 있었다. 쟁점은 단순했다. 임원 보수한도를 정하는 주주총회에서, 그 보수를 받을 이사이자 대주주가 스스로 표를 던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법원은 2026년 4월 2일 선고 2025다219931 판결에서 이 물음에 직접 답했다. 이사인 주주의 의결권은 제한된다는 것이다.
'셀프 의결'을 막는 조항
상법 제368조 제3항은 총회 결의에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회사 전체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충돌하는 안건에서 사익을 앞세운 표결을 막자는 취지다.
임원 보수한도 안건은 이 충돌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자리다. 보수를 받을 사람이 곧 표를 쥔 사람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런 안건에서 이사인 주주를 특별이해관계인으로 보고 의결권을 배제했다. 지분율이 아무리 높아도 마찬가지다.
심리불속행을 넘어선 판단
그동안 유사 사건은 대법원이 이유를 밝히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심리불속행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번에는 대법원이 법리를 정면으로 설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다만 예외도 남겼다. 주주 전원이 이사인 경우처럼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달리 판단될 수 있다고 봤다. 의결권을 모두 배제하면 결의 자체가 성립하지 못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그래서 어떻게
지배주주가 곧 경영진인 중소·비상장회사라면 보수한도 총회 진행 방식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주주가 이사를 겸한다면 자기 보수한도 안건에서 그 지분은 의결정족수 계산에서 빠질 수 있다.
소수주주 입장에서는 과거 통과된 보수 결의의 절차적 하자를 다툴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회사로서는 안건 상정과 의결권 산정을 정비해 두는 편이 분쟁을 줄인다. 구체적 결론은 지분 구성과 이사 겸임 여부 등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