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피해, 처벌 못 해도 민사로 배상받을까
형사 공백이 있어도 초상권·인격권 침해에 근거한 손해배상 청구의 문은 따로 열려 있다.
자신의 얼굴이 합성된 음란물이 온라인에 떠도는데, 정작 가해자를 형사처벌하기 어렵다는 답을 듣는 경우가 있다. 성폭력처벌법상 딥페이크 성착취물 처벌 규정은 요건이 정해져 있어, 반포 목적이 입증되지 않거나 유포 정황이 확인되지 않으면 처벌이 미끄러질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그대로 물러서야 하는가.
형사와 민사는 별개의 트랙이다
형사처벌이 안 된다고 해서 민사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형사는 국가가 범죄를 응징하는 절차이고, 민사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손해 배상을 구하는 절차다. 두 트랙은 요건도, 입증 정도도 다르다.
딥페이크 음란물은 피해자의 초상권(자기 얼굴이 함부로 쓰이지 않을 권리)과 인격권을 정면으로 침해한다. 민법상 불법행위(고의·과실로 남에게 손해를 입힌 행위)에 해당하면, 가해자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형사 규정의 세부 요건을 못 맞췄더라도, 인격권 침해라는 별개 근거로 다툴 여지가 남는 셈이다.
관건은 '누가' '무엇을' 했는지 특정하는 일
다만 민사도 만만치 않다. 배상을 받으려면 가해자가 누구인지 특정하고, 그 사람이 합성·유포했다는 사실을 피해자 측이 증명해야 한다. 익명 계정 뒤에 숨은 경우 신원 확인 자체가 큰 벽이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증거 보전이다. 게시물 URL, 캡처, 유포 시각, 계정 정보를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 플랫폼을 상대로 한 삭제 요청과 발신자 정보 확인 절차도 병행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형사 고소가 벽에 부딪혔다는 답을 들었다면, 거기서 끝났다고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 형사 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초상권·인격권 침해를 이유로 한 민사 손해배상은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 우선 삭제되기 전에 게시물과 유포 정황을 최대한 남겨 두고, 가해자 특정이 가능한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실무의 출발점이다.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은 달라지므로, 형사·민사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 조력을 받는 편이 유리하다.
참고·출처
- 법원, "AI로 제작한 음란물 유포해도 실존인물 아니면 무죄" · 에펨코리아 포텐터짐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