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코인 202억 잘못 입금, 왜 횡령죄가 안 될까

착오 오지급된 가상자산을 처분해도 형사처벌은 어렵지만,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은 피할 수 없다.

읽는 시간 2오승준 변호사 자문

2023년 8월, 프로그램 오류가 엉뚱한 지갑으로 약 1,530만 테더를 흘려보냈다. 원화로 환산하면 200억 원이 넘는 규모다. 받은 사람은 이 자산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는 형사 책임을 질까, 아니면 돈만 돌려주면 끝나는 일일까.

서울북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장용범)는 2026년 2월 12일 거래소 바이비트가 파트너 한 모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테더 1,739,236개를 인도하고, 집행이 불가능하면 1개당 1,466원으로 환산해 지급하라는 내용이다.

횡령죄가 성립하기 어려운 이유

형법상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것을 마음대로 처분할 때 성립한다. 배임죄 역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지위를 전제한다. 문제는 가상자산이다.

202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착오로 이체된 가상자산을 임의로 인출한 사안에서, 이를 형사 횡령·배임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상자산을 맡긴 사람과 받은 사람 사이에 '신임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은행 계좌 착오송금과 달리 가상자산은 이 법리의 공백 지대에 놓여 있다.

형사는 비어도 민사는 채운다

형사 처벌이 어렵다고 해서 받은 사람이 자산을 지킬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이번 판결은 착오로 오지급된 가상자산이 민법상 '부당이득'(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법률상 정당한 이유 없이 남의 재산으로 이익을 봤다면, 그만큼 돌려줘야 한다.

법원이 인도와 함께 금전 환산액을 병기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가상자산은 실물처럼 집행이 곤란할 수 있어, 인도가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 원화 환산 기준을 함께 정한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잘못 들어온 코인은 '주운 돈'이 아니다. 형사 처벌을 피할 여지가 있다는 사실과, 돌려줄 의무가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오지급 사실을 알았다면 임의로 처분하지 말고 보관 상태를 유지한 뒤 상대방·거래소에 통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미 처분한 경우라도 반환 의무는 남으며, 처분으로 인한 손해가 늘면 배상 범위도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돌려받아야 할 입장이라면, 오지급 시점과 경위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해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는 것이 실효적 경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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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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