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매절'이라 썼는데… 대법원이 뒤집은 계약 해석

계약서에 '매절'이라 적혀 있어도 저작재산권을 통째로 넘긴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읽는 시간 2오승준 변호사 자문

2011년, 한 작곡가가 리듬게임 제작사에 음원 39곡을 납품했다. 대가는 이른바 '매절' 방식. 인세 대신 한 번에 목돈을 받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제작사가 파산한 뒤, 옛 경영진이 세운 새 회사가 그의 동의 없이 이 음원들을 다른 게임사에 넘겨 쓰게 했다. 작곡가는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원심은 패소 판결을 내렸다. '매절로 팔았으니 권리도 넘긴 것'이라는 논리였다.

'매절'은 지급 방식일 뿐이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마용주)는 지난 1월 8일 이 판단을 뒤집고 원심을 파기환송했다(2025다212040). 핵심은 '매절'이라는 단어의 뜻이다. 대법원은 매절이 인세(저작물 이용에 따라 계속 지급하는 대가)를 배제하고 대금을 일시불로 지급하는 방식을 뜻할 뿐, 저작재산권 자체를 양도한다는 의미로 볼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판시했다.

저작재산권 양도는 창작자가 가진 권리를 통째로 넘기는 것이다. 반면 이용허락은 '이 범위에서 써도 된다'고 허락하는 데 그친다. 대금을 한꺼번에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둘 중 무엇인지 정해지지 않는다. 계약의 문언, 정황, 당사자의 의사를 따져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작자에게 유리한 해석 원칙

이번 판단의 바탕에는 저작권 계약을 해석할 때 창작자 보호를 고려한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 권리를 넘겼다는 점이 계약서에 분명히 드러나지 않으면, 양도가 아니라 이용허락으로 좁게 해석될 여지가 크다. '매절'처럼 관행적으로 쓰이지만 뜻이 모호한 단어에 기대어 권리 전부가 넘어갔다고 단정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그래서 어떻게

콘텐츠를 사고파는 계약이라면 '매절'이라는 단어 하나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권리를 넘길 의사라면 '저작재산권 일체를 양도한다'고 명시하고, 반대로 특정 용도로만 쓰게 할 것이라면 이용 범위·기간·재이용 가능 여부를 구체적으로 적는 편이 안전하다. 이미 '매절'로 계약했다면, 대금이 일시불이었다는 사실만으로 권리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 계약서 문언과 당시 정황을 따져 다툴 여지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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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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