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 증거로 낸 CCTV, 개인정보법 위반일까
방어권과 고소를 위한 영상 제출은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이웃과 다툼이 생겨 자신이 설치한 CCTV 영상을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그런데 상대방이 "내 모습이 찍힌 영상을 동의 없이 수사기관에 넘겼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맞고소했다. 전북 고창의 한 도시형생활주택을 둘러싼 분쟁에서 실제로 다퉈진 구도다.
영상 제출도 '개인정보 제공'이다
CCTV에 사람 얼굴이나 행동이 담겼다면 그 영상은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영상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내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이 말하는 '제3자 제공'에 해당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줄 때는 정보주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분쟁 상대방이 동의해 줄 리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당한 피해를 입증할 영상을 제출하지 못한다면 고소나 방어 자체가 막힌다. 법은 이 충돌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를 두고 다툼이 생긴다.
형법 제20조 '정당행위'가 열쇠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따르거나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이를 정당행위라 하고, 인정되면 형식적으로 법을 어긴 듯 보여도 위법성이 사라진다(위법성 조각).
대법원은 고소·고발이나 수사절차에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개인정보가 담긴 영상을 제출한 행위에 대해, 일정한 조건을 갖추면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취지의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심은 그 제출이 정당한 목적을 위한 것인지, 필요한 범위에 그쳤는지다. 자기 방어나 범죄 신고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을 냈다면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무관한 제3자의 사생활까지 광범위하게 노출하거나, 보복·압박 같은 다른 의도로 영상을 퍼뜨렸다면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결국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갈린다.
그래서 어떻게
증거가 될 영상이 있다면 먼저 사건과 직접 관련된 구간만 추려 제출하는 것이 안전하다. 분쟁과 무관한 사람이 길게 찍혔다면 그 부분은 가리거나 잘라 내는 편이 낫다. 제출처도 수사기관이나 법원 등 정당한 절차로 한정하고, SNS나 단체 대화방에 올리는 식의 유포는 피해야 한다. 같은 영상이라도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냈느냐가 위법성 판단을 가른다.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