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상대 '갑질' 브로드컴 186억, 대법원까지 간 이유
거래상 지위 남용의 성립 요건과 과징금 처분에 대한 사법심사 범위가 상고심의 핵심이다.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갑질'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86억원을 부과받은 브로드컴이 소송에서 패소하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을(乙)이 아니라 갑(甲)의 위치에 있어야 할 대기업이 '거래상 약자'로 인정된 셈이다. 어떻게 이런 판단이 가능했을까.
규모가 아니라 '관계'를 본다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거래상 지위 남용'은 회사의 절대적 크기로 정해지지 않는다. 핵심은 두 사업자 사이의 상대적 관계다. 한쪽이 거래처를 바꾸기 어렵거나, 특정 부품·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 거래상 지위가 인정될 수 있다.
부품의 대체 가능성, 거래의 지속성과 의존도, 계약을 끊었을 때 감수해야 할 불이익의 크기 등이 판단 기준이다. 이 틀에서 보면 매출 규모가 큰 기업도 특정 거래에서는 열위(劣位)에 놓일 수 있다. 남용 행위로는 구입 강제, 불이익 제공 등이 문제 되며, 그것이 '정상적 거래 관행을 벗어났는지'가 위법성의 갈림길이다.
상고심은 사실이 아니라 법을 본다
브로드컴이 두 번 지고도 대법원을 택한 배경에는 상고심의 성격이 있다.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사실관계를 다시 판단하는 곳이 아니라 법령 해석과 적용의 잘못을 심사하는 법률심이다.
과징금 처분 불복 소송에서도 마찬가지다. 공정위의 사실 인정에 증거가 뒷받침되는지, 거래상 지위 남용이라는 법리를 원심이 정확히 적용했는지, 과징금 산정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없었는지가 다투는 지점이 된다. 원심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판단되면 상고는 기각될 수 있고, 법리 적용에 잘못이 있다고 보면 파기환송될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거래처와 분쟁을 겪는 기업이라면 '우리가 더 크니까 갑'이라는 통념을 버려야 한다. 문제는 특정 거래에서의 의존 구조다. 계약 변경 요구, 불리한 조건 강요가 반복된다면 요구 시점·내용·대체 거래처 확보의 어려움을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뒤에 결정적 증거가 된다. 이번 사건의 최종 결론은 대법원 판단으로 확인해야 한다.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