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위약금 3000만원 약정, 왜 무효가 됐나

의뢰인이 변심하면 위약금 3000만원. 그러나 법은 위임계약을 언제든 끊을 자유를 먼저 본다.

읽는 시간 1김정웅 변호사 자문

의뢰인이 로펌과 사건을 맡기는 약정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 안에는 '의뢰인 변심 시 위약금 3000만원'이라는 조항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 조항이 무효라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서에 명백히 적힌 금액도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가능한가.

위임계약은 언제든 끊을 수 있다

출발점은 민법 제689조다. 위임계약(어떤 사무의 처리를 남에게 맡기는 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기는 계약도 위임의 성격을 갖는다. 신뢰가 핵심인 관계이기 때문에, 신뢰가 깨지면 언제든 관계를 끊을 자유를 법이 먼저 보장한다.

문제는 이 자유를 사실상 막는 조항이다. 해지하면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면, 의뢰인은 마음이 떠나도 계약에 묶인다. 해지의 자유가 형해화된다. 이 지점에서 위약금 조항이 임의해지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지가 다퉈진다.

'위약벌'은 법원이 깎지 못한다, 그래서 무효 위험이 크다

위약금은 성격이 갈린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면 법원이 과다한 부분을 감액할 수 있다(민법 제398조). 반면 순수한 제재 성격의 위약벌은 감액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감액이 안 되는 대신, 위약벌이 지나치게 무거워 공서양속에 반하면 그 초과 부분 또는 전부가 무효가 될 수 있다. 실제 제공한 법률사무의 양에 견줘 위약금이 과도하다면, 해지권을 옥죄는 부당한 제재로 평가되기 쉽다. 이번 사안도 이런 맥락에서 판단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어떻게

계약서에 금액이 적혀 있다고 그대로 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그 조항이 손해배상 예정인지 위약벌인지 성격을 따져 봐야 한다. 예정이면 감액을, 위약벌이면 무효를 다툴 여지가 있다. 다만 이미 처리된 업무에 대한 정당한 보수는 별개로 정산 대상이 될 수 있다. 서명 전이라면 '변심 시 전액'처럼 해지를 막는 조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위약금의 근거와 산정 방식을 명확히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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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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