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재산, 아내가 다 받았다 — 헌재가 지킨 옛 관습법
호주 아닌 장남이 남긴 재산을 아내가 단독으로 물려받게 한 옛 관습법을, 헌재가 합헌으로 판단했다.
- 헌재는 옛 관습법의 아내 단독 상속을 합헌으로 판단했다.
- 당시 유효했던 상속 질서와 법적 안정성이 핵심 근거다.
- 오래된 상속은 사망 시점의 법으로 따져야 한다.
한 집안의 장남이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그가 남긴 땅은 형제도, 자녀도 아닌 그의 아내에게 전부 돌아갔다. 지금 민법으로 보면 낯선 결론이다. 그러나 현행 민법이 시행되기 전, 이 땅에는 이런 상속을 당연하게 만든 관습법이 있었다. 2026년 9월 22일, 헌법재판소는 이 옛 관습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호주가 아닌 장남이 죽으면 왜 아내가 다 받았나
현행 민법(1960년 시행) 이전의 상속은 '호주(戶主)'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호주는 한 집안을 대표하는 법적 지위였고, 재산과 제사 승계가 이 지위에 얽혀 있었다. 문제가 된 관습법은 호주가 아닌 장남, 즉 아직 분가하지 않았거나 호주 지위에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한 남성의 재산에 관한 규칙이다.
이 경우 재산은 사망자의 직계비속(자녀 등)이 아니라 그 처(아내)에게 단독으로 귀속됐다. 오늘날의 균등 상속, 배우자·자녀 공동 상속과는 전혀 다른 구조다. 당시에는 이런 처리가 하나의 확립된 관습으로 통용됐고, 법원도 오랫동안 이를 상속의 기준으로 인정해 왔다.
옛 상속법을 지금 위헌이라고 하면 뒤집히나요
이번 사건의 핵심은 '이미 지나간 상속'을 현재의 헌법 잣대로 무효화할 수 있느냐였다. 관습법도 헌법소원의 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헌재의 기존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심판 대상이 되는 것과, 실제로 위헌으로 결론 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헌재는 합헌으로 판단했다. 이유의 축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법적 안정성이다. 상속은 사람의 사망이라는 한 시점에 확정되고, 그 위에 수많은 재산 관계가 쌓인다. 수십 년 전 확정된 상속을 지금 뒤집으면 그 위에 형성된 거래와 권리 전부가 흔들린다. 다른 하나는 소급 재산권 침해의 위험이다. 과거의 상속으로 이미 권리를 얻은 사람에게서 재산을 되돌리는 것은, 오히려 또 다른 재산권 침해가 될 수 있다. 헌재는 당시의 사회 질서 속에서 유효했던 규칙을 지금의 가치만으로 소급해 무너뜨리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지금 상속에는 영향이 없다
오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번 결정은 옛 관습을 오늘날 되살리라는 뜻이 아니다. 현행 민법이 시행된 이후 발생한 상속에는 이 관습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지금은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상속하며, 자녀들 사이에는 성별과 관계없이 균등하게 나누는 것이 원칙이다.
결정의 의미는 '언제의 법으로 따지느냐'에 있다. 상속의 준거가 되는 법은 원칙적으로 피상속인이 사망한 시점의 법이다. 아무리 지금 기준으로 불합리해 보여도, 사망 당시 유효했던 규칙이 그 상속을 규율한다는 원칙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그래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오래된 부동산이나 땅의 권리 다툼을 겪는다면, 먼저 '피상속인이 언제 사망했는가'부터 확인해야 한다. 사망 시점이 현행 민법 시행 전이라면, 지금 상식이 아니라 그 시대의 상속 규칙으로 소유 관계가 결정됐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조부·증조부 대의 땅을 두고 소유권이나 상속 지분을 주장하려는 경우, 등기부와 제적등본으로 사망 연도와 당시 가족 관계를 먼저 짚어야 한다. 이번 결정으로 옛 관습법을 위헌이라 주장해 과거 상속을 되돌리는 길은 사실상 더 좁아졌다. 오래된 상속 분쟁은 감정보다 시점과 서류로 승부가 갈린다. 시작 전에 전문가와 사망 시점 기준의 법리부터 정리하는 편이 낫다.
자주 묻는 질문
옛날 할아버지 땅, 지금 균등하게 다시 나눌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 상속은 피상속인이 사망한 시점의 법으로 정해집니다. 사망이 현행 민법 시행 전이라면 그 시대의 관습법이 적용되며, 지금의 균등 상속 원칙을 소급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서류 확인이 먼저입니다.
관습법도 헌법소원으로 다툴 수 있나요?
관습법이 헌법소원 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헌재의 입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심판 대상이 되는 것과 위헌 결정이 나는 것은 별개입니다. 이번처럼 법적 안정성과 소급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합헌 판단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 결정이 지금 발생하는 상속에도 영향을 주나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이번 판단은 현행 민법 이전에 확정된 옛 상속에 관한 것입니다. 지금의 상속은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자녀 사이에는 성별 구분 없이 균등하게 나누는 현행 민법이 적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