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내고 '술 타기' 하면…음주측정거부와 같은 형량
사고 후 추가 음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가리는 '술 타기'가 측정거부와 동급의 무게로 다뤄진다.
- 사고 후 '술 타기'를 음주측정거부와 같은 형량으로 권고한다
- 핵심은 측정 방해로 음주 입증을 어렵게 만든 행위 그 자체
- 사고 뒤엔 추가 음주를 피하고 측정 절차에 응하는 게 유리하다
접촉 사고를 낸 운전자가 집으로 달려가 소주를 들이켠다. 경찰이 도착해 음주측정을 하면 수치가 높게 나온다. 하지만 운전자는 말한다. "사고 나고 놀라서 집에서 한잔했다."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특정할 수 없게 된다. 이른바 '술 타기'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026년 9월 21일 제148차 전체회의에서, 이 '술 타기' 행위에 음주측정거부와 같은 수준의 형량을 권고하기로 심의했다. 운전 뒤 추가로 술을 마셔 혈중알코올농도를 알 수 없게 만드는 행위를, 애초에 측정을 거부한 것과 다르지 않게 보겠다는 취지다.
술 타기가 왜 측정거부와 같은 무게인가
음주운전 처벌의 전제는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다. 그런데 사고 후 술을 더 마시면, 측정된 수치에 사고 전 음주와 사고 후 음주가 뒤섞인다. 운전 시점의 수치를 역산하기 어려워지고, 음주운전 입증 자체가 흔들린다.
측정거부는 측정이라는 절차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행위다. 술 타기는 절차에는 응하되 그 결과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방법은 다르지만 '음주 상태를 확인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결과는 같다. 양형위원회가 둘을 같은 선상에 놓은 배경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측정에 응하지 않는 행위를 음주운전에 준해 무겁게 처벌한다. 측정을 피하려는 시도가 실제 음주운전보다 가볍게 끝나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담겨 있다. 술 타기 역시 같은 논리 위에 있다.
술 타기를 하면 음주운전은 무죄가 되나요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지점이다.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게 만들면 음주운전 혐의를 벗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사고 전후 정황, 목격자 진술, 음주 장소와 시간, CCTV 등 간접 증거로 운전 당시 음주 상태를 다툰다.
설령 음주운전 수치 입증이 어려워져도, 측정을 방해한 행위 자체가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번 심의는 그 방해 행위를 측정거부 수준으로 다루겠다는 것이다. 즉 술 타기는 '빠져나가는 수단'이 아니라 '죄를 더하는 행위'에 가깝다.
또한 사고 후 도주하거나 현장을 이탈한 사정이 겹치면 사고후미조치 등 다른 혐의까지 더해질 수 있다. 사실관계에 따라 처벌의 폭은 더 넓어진다.
양형기준은 어떤 의미를 갖나
양형기준은 법관이 형을 정할 때 참고하는 권고 기준이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를 존중한다. 기준을 벗어나 선고할 때는 그 이유를 판결문에 밝혀야 한다.
따라서 술 타기를 측정거부와 같은 수준으로 권고한다는 것은, 실제 재판에서 비슷한 무게의 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이번 심의는 양형기준 설정 과정의 한 단계이며, 최종 의결과 시행 시점은 이후 절차에 따라 정해진다.
그래서 어떻게
핵심은 하나다. 사고를 냈다면 현장에서 추가 음주를 하지 말아야 한다. '놀라서 한잔'은 법적으로 전혀 유리하지 않고, 오히려 측정 방해로 무겁게 평가될 수 있다.
사고 직후에는 부상자 구호와 신고 등 조치를 먼저 하고, 음주측정 요구에는 응하는 편이 낫다. 수치가 나오는 상황이 두렵더라도, 측정을 피하거나 흐리려는 시도가 결과적으로 더 큰 불이익으로 돌아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미 당황해 술을 마셨다면 그 시점과 양을 사실대로 밝히고, 변호인과 함께 정황을 정리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다.
자주 묻는 질문
술 타기를 하면 음주운전으로 처벌받나요?
수치 입증이 어려워져도 처벌을 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은 음주 정황과 목격자 진술 등 간접 증거로 운전 당시 상태를 다투고, 측정을 방해한 행위 자체도 별도로 평가됩니다. 이번 심의는 그 방해 행위를 측정거부 수준으로 보겠다는 취지입니다.
사고 후 집에서 마신 술도 술 타기인가요?
장소가 집이든 현장이든, 운전 이후 추가로 마셔 혈중알코올농도 특정을 어렵게 만들었다면 같은 문제가 됩니다. 중요한 건 '어디서'가 아니라 운전 당시 음주 상태 확인을 방해했는지 여부입니다.
양형기준은 반드시 그대로 선고되나요?
양형기준은 권고적 성격이라 법적 구속력은 없습니다. 다만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를 따르고, 벗어날 경우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 그래서 실제 선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