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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보낸 돈, 돌려받는 두 갈래 길

예금보험공사 제도와 민사 소송, 내 상황에 맞는 길은 따로 있다.

자문변호사오승준· 법무법인 액시스 대표변호사
Published — 2026.10.04읽는 시간 3분
At a Glance한눈에 보기
  • 착오송금은 예보 제도와 민사 청구, 두 경로로 회수한다
  • 소액·단순 사안은 예보, 거절·고액은 민사 소송이 유리
  • 받은 사람이 쓰거나 거부해도 반환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중고 물품값 3만 원을 보내려다 계좌번호 끝자리를 잘못 눌렀다. 몇 초 뒤 '전혀 모르는 사람'의 계좌로 돈이 빠져나간 걸 알아챈다. 은행에 전화하면 "수취인 동의 없이는 돌려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온다. 이미 내 손을 떠난 돈, 되찾을 방법은 있다. 다만 길이 하나가 아니다.

착오송금, 돈은 왜 '내 것'인데 못 돌려받나

송금은 은행 입장에서 보면 단순한 계좌 간 자금 이동이다. 일단 수취인 계좌에 돈이 찍히면, 그 예금 채권은 형식상 수취인의 것이 된다. 은행이 임의로 다시 빼내면 수취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수취인이 동의하지 않는 한 은행 단독으로는 반환할 수 없다.

그렇다고 돈의 '실제 주인'이 바뀐 것은 아니다. 받을 이유가 없는 돈을 받은 사람은 그만큼 부당하게 이득을 본 것이고, 민법은 이를 돌려주도록 정하고 있다(부당이득반환 의무). 즉 법적 권리는 송금인에게 있지만, 그 권리를 '현실로 받아내는 절차'가 따로 필요한 구조다.

예금보험공사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

2021년부터 예금보험공사가 운영하는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가 첫 번째 길이다. 송금인을 대신해 공사가 수취인에게 자진 반환을 안내하고, 응하지 않으면 법원의 지급명령 등 절차를 밟아 돈을 회수한 뒤 비용을 뗀 금액을 돌려준다.

이용에는 조건이 있다. 우선 금융회사를 통해 수취인에게 먼저 반환을 요청했으나 실패한 경우여야 한다. 금액에도 상·하한이 있어, 지나치게 소액이거나 고액인 송금은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또 송금인의 단순 실수가 아니라 보이스피싱 등 범죄와 얽힌 송금,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인 건, 수취 계좌가 압류·지급정지된 경우 등은 지원 대상에서 빠진다. 회수가 성공하면 우편료·인지대 등 실제 비용을 공제한 금액이 지급되므로, 아주 적은 금액은 비용 대비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구체적 금액 기준과 신청 방법은 제도 운영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으므로, 신청 전 예금보험공사 안내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제도로 안 되면 처벌은 못 하나요

수취인이 끝내 반환을 거부하면 형사 문제로 번질 수 있다. 판례는 착오송금된 돈을 받은 사람이 이를 임의로 써버리면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송금인과 아무 거래 관계가 없더라도, 잘못 들어온 돈이라는 사정을 알면서 소비하면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형사 고소는 처벌을 구하는 절차이지 돈을 자동으로 되돌려 주는 절차가 아니다. 돈 자체를 받아내려면 결국 민사 부당이득반환 청구가 본류다. 소액이라면 소액사건 심판이나 지급명령 신청으로 비교적 간단히 진행할 수 있고, 상대가 계좌·인적사항이 확인되는 경우 승소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순서는 분명하다. 첫째, 송금 직후 거래 은행에 즉시 연락해 '착오송금 반환 요청'을 접수한다. 수취인이 동의하면 가장 빠르게 끝난다. 둘째, 수취인이 거부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으면 금액·상황을 따져 길을 고른다. 금액이 제도 범위에 들고 사안이 단순하면 예금보험공사 반환지원제도가 비용·수고 면에서 유리하다. 셋째, 제도 대상에서 빠지거나 고액이어서 직접 다투는 편이 나은 경우에는 부당이득반환 청구(지급명령·소액소송)로 간다.

어느 길이든 송금 내역·대화 기록·은행 접수 확인서를 남겨 두는 것이 핵심이다. 돈이 이미 인출됐거나 계좌가 막힌 뒤에는 회수가 급격히 어려워진다. 되찾을 권리는 사라지지 않지만, 움직이는 속도가 결과를 가른다.

자주 묻는 질문

FAQ — 03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는 금액 제한이 있나요?

네, 지원 대상 금액에 하한과 상한이 정해져 있어 지나치게 소액이거나 고액인 송금은 제외될 수 있습니다. 또 회수 성공 시 실제 소요된 비용을 공제하고 돌려주므로, 금액이 너무 적으면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청 전 현재 기준을 예금보험공사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가 돈을 안 돌려주고 써버리면 처벌되나요?

잘못 들어온 돈이라는 사정을 알면서 임의로 소비하면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형사 절차는 처벌을 구하는 것이지 돈을 자동으로 돌려받는 절차가 아니므로, 반환 자체는 민사 부당이득반환 청구로 따로 진행해야 합니다.

보이스피싱으로 송금한 경우도 제도로 돌려받나요?

반환지원제도는 송금인의 단순 착오를 전제로 하므로, 보이스피싱 등 범죄와 얽힌 송금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경우 지급정지 신청과 수사기관 신고 등 별도의 피해 구제 절차를 밟아야 하니 은행과 경찰에 즉시 연락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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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