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뛴 축구선수, 세금은 한국에? 거주자 판정
체류일수가 아니라 '생활의 근거지'가 과세권을 가른다.
- 해외에서 번 돈도 '거주자'면 한국에 세금을 낸다
- 기준은 체류일수가 아니라 생활의 근거지다
- 출국 전 가족·자산·주소지 정리로 신분을 명확히 하라
일본 프로축구 구단에서 뛴 선수가 있다. 그는 상당 기간 일본에 머물며 그곳에서 보수를 받았다. 그런데 과세당국은 그 소득에 대해 한국에 세금을 내라고 했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인 판결이 2026년 10월 소개됐다. 해외에서 벌었는데 왜 한국 세금인가. 답은 소득세법상 '거주자' 개념에 있다.
해외에서 번 돈인데 왜 한국에 세금을 내나
핵심은 '어디서 벌었느냐'가 아니라 '누가 벌었느냐'다. 소득세법은 납세자를 거주자와 비거주자로 나눈다. 거주자(국내에 생활의 근거를 둔 사람)는 국내외에서 번 모든 소득, 즉 전 세계 소득에 대해 한국에 세금을 낸다. 반면 비거주자는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만 납세 의무를 진다.
따라서 선수가 일본에서 보수를 받았더라도, 그가 세법상 한국 거주자로 판정되면 그 보수는 한국의 과세 대상에 들어온다. 돈을 번 장소가 해외라는 사실만으로 한국 과세를 피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이 '해외 소득은 그 나라에 내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세법상 신분을 먼저 따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거주자 판정 기준은 체류일수가 전부인가요?
흔한 오해가 '183일'이다. 1년에 183일 이상 국내에 머물면 거주자라는 규정이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는 거주자로 보는 하나의 기준일 뿐, 유일한 잣대가 아니다.
소득세법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둔 개인'을 거주자로 본다. 여기서 주소는 단순한 주민등록 주소가 아니라 '생활의 근거가 되는 곳'을 실질로 판단한다. 가족이 어디에 사는지, 재산이 어디에 있는지, 직업과 생활관계의 중심이 어디인지를 종합해 따진다.
그래서 해외에 오래 체류해도 가족이 한국에 남아 있고, 주된 자산과 생활 기반이 한국에 있다면 거주자로 판정될 수 있다. 반대로 체류일수만으로 안심하기 어렵다. 판례는 형식적 일수보다 생활관계의 실질을 중시하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뛴 선수 사건도 활동 장소가 해외였다는 점보다, 생활의 근거지가 어디였는지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중과세는 어떻게 되나
같은 소득에 한국과 외국이 모두 과세하면 억울할 수 있다. 이를 조정하는 장치가 조세조약과 외국납부세액공제다. 한국이 체결한 조세조약은 양국 간 과세권을 나누는 기준을 두고 있고, 거주지가 어느 나라인지도 조약상 기준으로 다시 판단한다.
외국에서 이미 세금을 냈다면, 요건을 갖춰 한국에서 세금을 계산할 때 그만큼 공제받을 수 있다. 다만 공제에는 한도가 있고, 신고 절차와 증빙이 필요하다. '외국에 냈으니 한국엔 안 내도 된다'가 아니라 '한국에서 신고하되 낸 만큼 조정한다'에 가깝다.
그래서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해외에서 일하거나 소득이 생긴다면, 먼저 자신이 세법상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부터 확정해야 한다. 판단이 애매하면 체류일수만 믿지 말고 생활관계 전체를 점검하는 것이 안전하다.
장기 출국이라면 출국 전후로 가족의 거주지, 부동산·금융자산의 소재, 주소지 신고 상태를 정리해 자신의 신분을 일관되게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거주자·비거주자 지위는 사후에 과세당국과 다투기 쉬운 영역이라, 증빙을 미리 남겨 두는 것이 분쟁을 줄인다. 외국에서 세금을 냈다면 납부 내역을 보관해 공제에 대비하고, 금액이 크거나 양국이 모두 과세할 소지가 있다면 조세조약 적용까지 전문가와 미리 설계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자주 묻는 질문
1년에 183일 넘게 해외에 있으면 비거주자인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183일은 거주자로 보는 기준 중 하나일 뿐이고, 국내에 주소(생활의 근거지)가 있으면 체류일수와 무관하게 거주자로 볼 수 있습니다. 가족과 주된 자산이 한국에 남아 있다면 해외 체류가 길어도 거주자로 판정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세금을 냈는데 한국에도 또 내면 이중과세 아닌가요?
외국납부세액공제와 조세조약으로 조정하므로 같은 소득에 두 번 온전히 과세되는 일은 원칙적으로 막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신고를 한 뒤 외국에 낸 세액을 한도 내에서 공제받는 구조이므로, 신고를 생략하면 안 됩니다. 납부 증빙을 갖춰 공제를 받아야 합니다.
비거주자가 되면 해외 소득은 한국에 신고 안 해도 되나요?
비거주자는 국내 원천 소득에 대해서만 한국에 납세 의무가 있어, 순수한 해외 소득은 한국 신고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비거주자 지위 자체가 인정돼야 하는데, 이는 생활관계의 실질로 판단되므로 형식만 갖추면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