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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확정 전엔 판결문 못 본다? 법원이 뒤집혔다

명시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확정 전 실명 판결문 공개를 막을 수 있는가에 서울행정법원이 답했다.

자문변호사김정웅· 법무법인 정훈 대표변호사
Published — 2026.09.21읽는 시간 3
At a Glance한눈에 보기
  • 확정 전이라도 명시 규정 없다는 이유만의 거부는 위법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 공개 여부는 알권리와 개인정보 보호를 견줘 개별로 따져야 한다.
  • 거부당했다면 사유를 확인하고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

한 판결이 선고됐다. 그런데 그 판결문을 읽을 수 없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2026년 9월 중순, 서울중앙지법이 어느 1심 실명 판결문 공개를 거부한 처분을 두고 서울행정법원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형사소송법에 확정 전 공개를 정한 명시 규정이 없다는 것만으로 열람·복사 청구를 거부할 수는 없다는 취지였다.

형사 판결문은 원래 누가 볼 수 있나

형사재판의 판결은 공개된 법정에서 선고된다. 재판 공개는 헌법이 정한 원칙이다. 문제는 '선고를 듣는 것'과 '판결문을 손에 넣는 것'이 제도적으로 갈린다는 점이다.

판결문 열람·복사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사건 당사자는 자신의 사건 기록을 열람·등사할 수 있다. 반면 사건과 무관한 제3자, 즉 일반 국민이 보려는 경우에는 별도의 공개 제도를 거쳐야 한다.

현행법상 형사 판결문은 '확정된' 사건을 중심으로 열람 체계가 짜여 있다. 확정 판결문은 법원 홈페이지의 판결서 열람 서비스나 신청 절차를 통해 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그런데 확정 전 판결문, 특히 개인 이름이 그대로 드러난 실명본을 제3자가 청구하면 근거 규정이 모호해지는 지점이 생긴다.

명시 규정이 없으면 거부해도 되나요?

이번 판단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법원이 공개를 거부한 논리는 '확정 전 실명 판결문 공개를 정한 명문 규정이 없다'는 것이었다. 규정이 없으니 내줄 근거도 없다는 소극적 태도다.

서울행정법원은 이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명시 규정의 부재가 곧 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취지다. 재판 공개와 국민의 알권리는 헌법적 가치이고, 정보공개는 원칙적으로 공개, 예외적으로 비공개라는 틀에서 운용된다. 따라서 공개를 막으려면 왜 막아야 하는지를 처분청이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다만 이는 '무조건 다 공개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판결문에는 피고인·피해자·증인 등 여러 사람의 개인정보가 담긴다. 공개 여부는 알권리라는 공익과 개인정보·사생활 보호라는 사익을 개별 사안마다 견줘 판단해야 한다. 규정이 없다는 형식 논리로 통째로 거부하는 것과, 보호 필요성을 따져 일부를 가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실명이 문제라면 어디까지 가릴 수 있나

실무에서 판결문 공개는 '전부 아니면 전무'가 아니다.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이름·주민번호·주소 등은 비실명 처리(마스킹)하고 나머지를 공개하는 방식이 널리 쓰인다.

따라서 실명 노출이 우려된다면 비실명 조치라는 중간 지점을 검토하는 것이 순서다. 처음부터 문서 전체를 내주지 않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 될 수 있다. 이번 판단도 실명 공개 자체를 무제한 허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명시 규정 부재만을 이유로 한 일괄 거부가 위법하다는 데 방점이 있다.

그래서, 거부당하면 어떻게 하나

형사 판결문 열람·복사를 신청했다가 거부됐다면 순서가 있다.

첫째, 거부 사유를 서면으로 명확히 확인한다. '규정이 없다'는 식의 형식적 사유인지, 특정인의 사생활 보호 같은 실질적 사유인지 구분해야 대응 방향이 갈린다.

둘째, 신청 범위를 조정해 본다. 실명본이 막힌다면 비실명본으로 다시 청구하는 방법이 있다.

셋째, 그래도 부당하다면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 이번 사안 역시 거부 처분의 위법을 행정법원에서 판단한 사례다. 판결문 공개 거부는 하나의 행정처분이므로, 그 정당성은 법정에서 다시 검증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 03

남의 형사사건 판결문도 열람 신청할 수 있나요?

사건과 무관한 제3자도 형사 판결문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당사자가 자기 기록을 보는 것과 달리 별도의 공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범위가 제한되거나 비실명 처리될 수 있습니다.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면 무조건 못 보나요?

확정 전이라는 사실 자체가 절대적 거부 사유는 아닙니다. 명시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일괄 거부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단이 나온 만큼, 공익과 사익을 견줘 개별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 필요가 크면 일부가 가려질 수 있습니다.

공개를 거부당하면 바로 소송해야 하나요?

먼저 거부 사유를 확인하고 신청 범위를 비실명본 등으로 조정해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그럼에도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거부 처분을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위법 여부를 다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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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