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로 티켓 13억 되팔기, 왜 '사기' 아닌 '업무방해'인가
의정부지법은 매크로로 티켓 13억원어치를 재판매한 사건에 업무방해죄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 매크로 대량 예매·재판매는 업무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다.
- 핵심은 '거짓 정보로 예매 시스템을 교란'한 행위다.
- 단순 웃돈 거래와 달리 프로그램 사용은 형사 쟁점이 된다.
인기 공연 티켓이 열리자마자 매진된다. 몇 분 뒤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정가의 몇 배짜리 '프리미엄' 좌석이 올라온다. 그 뒤에는 사람이 아니라 프로그램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의정부지법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 13억원어치 티켓을 사들인 뒤 되판 사건에서,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예매창 주소로 바로 접속하는 이른바 '직링'과 배송지 변경 같은 방법을 동원했다.
왜 사기가 아니라 업무방해인가
많은 사람이 티켓 되팔이를 '사기'로 떠올린다. 그러나 사기죄(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속여 재산을 넘겨받는 죄다. 매크로로 티켓을 샀다고 해서 판매처가 '속아서 재산을 빼앗겼다'고 보기는 어렵다. 티켓 값은 정상적으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법이 주목하는 지점은 다르다. 매크로는 수많은 요청을 순식간에 쏟아내며 예매 시스템이 처리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는 사람이 직접 클릭한 것처럼 가장해 서버에 거짓 정보를 입력하는 셈이다. 그 결과 정상 이용자의 접속이 밀리고 예매 질서가 뒤틀린다. 여기에 적용되는 것이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다.
특히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는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해' 정보처리에 장애를 일으킨 경우를 겨냥한다. 매크로의 작동 방식이 이 구성요건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 수사·판단의 출발점이다.
암표를 되파는 것 자체가 처벌 대상인가
단순히 산 티켓에 웃돈을 붙여 되파는 행위와, 매크로를 써서 대량으로 확보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결이 다르다. 개인 간 중고 거래로 한두 장을 넘기는 것만으로 업무방해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처벌의 핵심은 '되팔았다'가 아니라 '어떻게 확보했는가'에 있다.
즉 프로그램을 이용해 예매 시스템을 교란했는지, 정상 이용자의 기회를 조직적으로 가로챘는지가 갈림길이다. 배송지를 바꿔 가며 구매 제한을 피하거나, 예매창에 직접 접속해 대기열을 건너뛰는 방식도 '정상적 이용'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되판 규모가 크고 영업처럼 반복됐다면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매크로로 티켓팅하면 처벌받나요
결론부터 보면, 처벌 가능성이 있다. 다만 '매크로를 설치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그 프로그램이 예매 서버에 거짓·부정한 입력을 가해 업무에 지장을 줬다는 점이 사실관계로 확인돼야 한다.
또 2024년부터 시행된 공연법은 매크로를 이용한 입장권 부정판매를 별도로 금지하고 처벌 근거를 마련했다. 상황에 따라 업무방해죄와 공연법 위반이 함께 문제 될 수 있다. 어떤 죄가 적용되고 형이 어느 선에서 정해질지는 사용한 방법, 거래 규모, 반복성 같은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티켓을 구하는 쪽이라면 기준은 분명하다. 자동 예매 프로그램·봇·우회 접속 도구에 손대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남들도 다 쓴다'는 말은 면책 사유가 되지 못한다. 대가를 받고 되파는 순간 단순 취미가 아니라 영업성 거래로 평가될 여지가 커진다.
이미 수사 연락을 받았다면 사용한 방법과 거래 내역을 임의로 지우지 말고, 어떤 경위로 티켓을 확보했는지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다. 프로그램의 작동 방식과 피해 규모가 사실관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다툴 지점과 인정할 지점을 가르는 판단은 초기에 전문가와 함께 세우는 편이 낫다.
자주 묻는 질문
매크로 없이 손으로 빨리 눌러 되판 것도 처벌되나요?
프로그램을 쓰지 않고 직접 예매해 한두 장 넘긴 경우라면 업무방해로 보기 어렵습니다. 처벌의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시스템에 거짓·부정한 입력을 가했는지입니다. 다만 공연법상 부정판매에 해당할 소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합니다.
업무방해죄 형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업무방해죄는 법정형이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다만 실제 선고 형은 거래 규모, 반복성, 전과, 피해 회복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13억원 규모 사건처럼 영업성이 뚜렷하면 실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매크로를 만들기만 하고 팔지 않으면 괜찮나요?
제작·보유 자체보다 실제로 예매 시스템에 장애를 일으켰는지가 관건입니다. 그러나 제작·유포 행위는 공연법 등 다른 규정으로 문제 될 수 있어 안전하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사용 정황이 확인되면 수사 대상이 됩니다.